LA 여행에서 의외로 가장 아쉬운 건 LA만 보고 돌아오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로스앤젤레스는 조금만 벗어나면 풍경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태평양이 펼쳐진 해안 도시부터 야자수가 늘어선 사막 휴양지, 와이너리, 거대한 세쿼이아 숲, 겨울 스키장까지 대부분 차로 2~4시간 거리입니다.
그럼 이번 글에서는 LA 근교 여행지들을 살펴보겠습니다.
아래 차량 이동시간은 LA 시내 출발 기준의 대략적인 시간입니다. LA 교통체증과 주말 정체에 따라 실제 이동시간은 상당히 길어질 수 있습니다.
1. 산타바바라|LA에서 가장 쉽게 만나는 '아메리칸 리비에라'
이동시간: 차 약 2시간
LA에서 딱 한 곳만 근교여행을 간다면 가장 무난하게 추천하고 싶은 곳입니다.
산과 태평양 사이에 붉은 지붕의 건물들이 이어져 있어 미국보다는 지중해 휴양도시 같은 분위기가 납니다. 그래서 '아메리칸 리비에라'라는 별명도 붙었습니다.
처음 간다면 다운타운과 해변 사이의 펑크존(Funk Zone)을 걸어보세요. 와인 테이스팅룸과 브루어리, 레스토랑, 갤러리가 모여 있어 차를 세워두고 여행하기 좋습니다.
- 추천 코스: 산타바바라 카운티 법원 → 펑크존 → 해변
- 일몰 명소: 버터플라이 비치
- 추천 대상: 커플여행, 첫 LA 근교여행
- 장점: Pacific Surfliner 열차를 이용할 수 있어 렌터카 없이도 가능

2. 카탈리나 아일랜드|LA 앞바다에 이런 섬이 있었다고?
이동: 롱비치에서 배 약 1시간
LA에서 갑자기 지중해 섬으로 순간이동한 듯한 분위기를 느끼고 싶다면 카탈리나입니다.
알록달록한 건물들이 언덕을 따라 올라가 있고 앞에는 파란 바다가 펼쳐집니다.
섬의 중심은 아발론(Avalon). 레스토랑과 상점, 해변이 몰려 있어 대부분 걸어서 여행할 수 있고 골프카트를 빌려 돌아다니는 것도 인기입니다.
조용한 자연을 원한다면 반대편의 투 하버스(Two Harbors)가 더 잘 맞습니다.
- 추천 체험: 스노클링, 카약, 패들보드
- 추천 코스: 아발론 산책 → 식물원 → 해변
- 추천 대상: 커플, 가족, 1박 2일 섬여행
2026년 기준 Catalina Express의 롱비치·산페드로 출발 성인 왕복 요금은 세금과 부두 이용료를 포함해 약 99달러 수준입니다.
주말에는 배편이 빠르게 찰 수 있으니 숙소보다 먼저 페리 시간을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3. 채널 아일랜드 국립공원|휴대폰까지 끊어지는 진짜 무인도 여행
이동: LA → 벤투라 약 1시간 30분 + 배 약 1시간
카탈리나와 완전히 다른 섬 여행입니다.
호텔도, 레스토랑도, 편의점도 기대하면 안 됩니다.
채널 아일랜드는 캘리포니아 앞바다에 떨어져 있는 야생의 섬들로 이루어진 국립공원입니다.
섬까지는 주로 벤투라에서 Island Packers 선박을 이용합니다.
그리고 섬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이동수단은 사실상 두 다리뿐입니다.
- 섬 내 차량 이동 없음
- 대부분 지역에서 휴대전화 사용이 어려움
- 숙박은 캠핑 중심
- 모든 캠핑장은 사전 예약 필요
- 상당수 섬에는 식수가 없어 직접 가져가야 함
조금 불편합니다.
그런데 바로 그 불편함 때문에 특별합니다.
바다사자와 돌고래를 만나고 절벽 위 트레일을 걷다 보면 정말 문명에서 멀리 떨어져 나온 기분이 듭니다.
관광보다 자연 그 자체를 좋아하는 여행자에게 추천합니다.

4. 조슈아 트리|밤하늘 하나만 보고 가도 아깝지 않은 사막
이동시간: 차 약 2시간
LA 근교 여행지를 이야기하면서 조슈아 트리를 빼기는 어렵습니다.
기괴하게 가지가 뻗은 조슈아 트리와 거대한 바위들이 끝없이 이어져 있어 지구가 아닌 다른 행성에 온 듯한 느낌을 줍니다.
낮도 좋지만 진짜 매력은 해가 진 뒤입니다.
도시 불빛이 사라지고 별이 쏟아지는 밤하늘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추천: 드라이브, 하이킹, 별 보기
- 함께 가기 좋은 곳: 파이오니어타운
- 추천 대상: 사진여행, 커플, 자연여행
국립공원 안에서는 휴대전화가 잘 터지지 않는 구간이 많습니다.
캠핑장의 상당수도 예약제로 운영되고 있으며 10월부터 5월까지가 특히 붐비는 시즌이라 주말 캠핑이라면 미리 예약하는 것이 좋습니다.

5. 팜스프링스|LA 사람들이 사막으로 휴가 가는 이유
이동시간: 차 약 2시간
사막이라고 해서 아무것도 없는 곳을 상상하면 안 됩니다.
팜스프링스는 오히려 세련됐습니다.
1950~60년대 미드센추리 모던 건축, 야자수, 수영장, 부티크 호텔과 산이 묘하게 어우러집니다.
LA의 할리우드 스타들이 오래전부터 휴양지로 찾았던 곳이기도 합니다.
여행 방법도 간단합니다.
좋은 호텔 하나 잡고 수영장에 누워 있어도 됩니다.
- 추천: 호텔 호캉스
- 볼거리: 미드센추리 모던 건축
- 추천 대상: 커플, 디자인 좋아하는 여행자
- 여행시기: 한여름보다는 가을~봄이 편안
건축에 관심이 있다면 2026년 10월 15~18일 Modernism Week 가을 행사가 예정되어 있어 여행 날짜를 맞춰볼 만합니다.

6. 데저트 핫 스프링스|아무것도 안 하고 온천만 하고 싶은 날
이동시간: 차 약 2시간
팜스프링스 근처에 있으면서 성격은 조금 다릅니다.
이곳의 주인공은 천연 미네랄 온천수입니다.
도시 아래 지하 대수층에서 온천수가 올라오기 때문에 작은 부티크 호텔부터 전문 스파 리조트까지 자체 미네랄 풀을 갖춘 숙소가 많습니다.
관광지를 바쁘게 돌아다니는 여행보다
온천 → 책 → 낮잠 → 다시 온천
이런 여행에 어울립니다.
- 추천 대상: 휴양여행
- 함께 묶기 좋은 곳: 팜스프링스, 조슈아 트리
- 추천: 숙소 내 미네랄 풀을 갖춘 호텔
LA 여행 후반부에 일정 하나 비워놓고 쉬어가기 좋은 곳입니다.

7. 오하이 Ojai|LA 사람들이 조용히 숨으러 가는 마을
이동시간: 차 약 1시간 30분
LA의 화려함에서 잠시 도망치고 싶다면 오하이가 있습니다.
토파토파 산맥 사이 작은 계곡 마을로 오렌지와 픽시 탠저린 농장, 독립 서점, 갤러리와 작은 카페가 이어집니다.
유명한 곳은 Bart's Books.
야외 공간 전체가 서점처럼 꾸며진 독특한 장소입니다.
- 추천: 마을 산책
- 볼거리: Bart's Books
- 즐길거리: 올리브오일 테이스팅, 하이킹
- 추천 대상: 혼자 여행, 조용한 커플여행
화려한 관광지는 별로 없지만 오히려 그래서 좋습니다.
'관광'보다 잠시 살아보는 느낌의 여행에 가까운 곳입니다.

8. 빅베어 레이크|LA에서 2시간 만에 만나는 산악 휴양지
이동시간: 차 약 2시간
LA에서 겨울 풍경을 보고 싶다면 빅베어입니다.
해발 약 2,000m 높이에 호수가 자리하고 있고 주변을 소나무 숲과 산이 둘러싸고 있습니다.
겨울에는 스키와 스노보드, 눈썰매가 중심이지만 사실 사계절 여행지에 가깝습니다.
눈이 녹으면 분위기가 완전히 바뀝니다.
- 여름: 카약, 패들보드, 보트
- 봄·가을: 하이킹, 자전거
- 겨울: 스키, 스노보드, 튜빙
- 추천 대상: 가족여행, 자연여행
여름에 LA가 너무 덥다면 빅베어로 올라가는 것만으로도 공기가 확 달라집니다.

9. 산타이네즈 밸리|나파까지 안 가도 되는 와인 여행
이동시간: 차 약 2시간
캘리포니아 와인 여행이라고 하면 대부분 나파밸리를 먼저 떠올리지만 LA에서는 산타이네즈 밸리가 훨씬 가깝습니다.
포도밭과 목장 사이에 작은 마을들이 흩어져 있는데 특히 Los Olivos가 유명합니다.
2026년 현지 관광 안내 기준 로스 올리보스 지역에는 30곳이 넘는 테이스팅룸과 와이너리가 모여 있습니다.
그리고 바로 근처에는 덴마크풍 마을 솔뱅(Solvang)도 있습니다.
그래서 하루 코스로도 좋습니다.
솔뱅 → 로스 올리보스 → 와이너리
이렇게 묶으면 꽤 근사한 LA 근교 여행이 됩니다.
- 추천 대상: 커플, 미식여행
- 추천: 로스 올리보스 와인 테이스팅
- 함께 갈 곳: 솔뱅, 로스 알라모스
2026년 가을 여행이라면 10월 1~4일 Taste of the Santa Ynez Valley도 예정되어 있습니다.

10. 샌루이스오비스포|산타바바라보다 조금 더 멀리 가면 만나는 느린 캘리포니아
이동시간: 차 약 3시간
이름이 길어 현지에서는 보통 SLO라고 부릅니다.
산타바바라보다 관광객이 조금 적고 분위기는 훨씬 여유롭습니다.
여행의 장점은 주변에 갈 곳이 많다는 것.
- 모로베이
- 아빌라 비치
- 캠브리아
- 허스트 캐슬
- 파소 로블레스 와인 지역
한 도시만 여행한다기보다 캘리포니아 센트럴 코스트 로드트립의 거점으로 생각하면 좋습니다.
2026년 5월부터 Pacific Surfliner의 LA~SLO 구간 운행도 확대되어 렌터카 없이 센트럴 코스트를 여행하려는 사람에게 선택지가 조금 더 늘었습니다.

11. 세쿼이아 국립공원|사람이 갑자기 작아지는 숲
이동시간: 차 약 3시간 30분 이상
세쿼이아 숲에 들어가면 사진에서 보던 것과 실제 크기가 전혀 다르다는 걸 알게 됩니다.
대표적인 나무는 General Sherman Tree.
부피 기준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단일 줄기 나무로 알려져 있습니다.
수천 년을 살아온 거대한 세쿼이아 사이를 걷다 보면 사람과 자동차가 장난감처럼 느껴집니다.
- 추천: General Sherman Tree
- 추천 코스: Giant Forest
- 전망 포인트: Moro Rock
- 추천 대상: 국립공원 여행자
다만 2026년에는 과거 산불과 겨울 폭풍 영향으로 일부 트레일과 도로의 통제가 이어지고 있고 Mineral King Road 공사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세쿼이아는 출발 전 국립공원 도로·트레일 운영 상태 확인이 필수입니다.

12. 라스베이거스|LA 여행에 라스베이거스를 붙이는 가장 쉬운 방법
이동시간: 차 약 4시간 이상
한국에서 미국 서부여행을 간다면 LA와 라스베이거스를 아예 한 일정에 묶는 경우도 많습니다.
스트립의 리조트와 카지노, 공연, 레스토랑뿐 아니라 최근에는 Sphere 같은 대형 공연장이 또 하나의 목적지가 됐습니다.
낮에는 호텔 수영장에서 쉬고 밤에는 라스베이거스 스트립을 걷는 전형적인 일정만으로도 LA와는 완전히 다른 여행이 됩니다.
- 추천: Sphere 공연
- 볼거리: 벨라지오 분수
- 근교: 후버댐
- 추천 대상: 친구여행, 커플, 엔터테인먼트 여행
단, 금요일 저녁 LA 출발이나 일요일 라스베이거스에서 LA로 돌아오는 시간대에는 도로 정체가 심할 수 있습니다.
'4시간'만 믿고 일정을 빠듯하게 잡지는 않는 게 좋습니다.

13. 멕시코 바예 데 과달루페|주말여행인데 국경을 넘는다
이동시간: LA에서 약 4시간 + 국경 대기시간
이 리스트에서 가장 독특한 곳입니다.
미국이 아니라 멕시코 바하칼리포르니아에 있습니다.
엔세나다 인근에 펼쳐진 와인 산지로 와이너리와 디자인 호텔, Baja Med 스타일의 레스토랑이 빠르게 유명해졌습니다.
낮에는 와이너리를 돌고 밤에는 별을 보는 여행이 가능합니다.
다만 'LA에서 4시간'이라는 숫자만 보고 가면 곤란합니다.
미국으로 돌아올 때 이용하는 San Ysidro 국경은 시간대에 따라 대기시간 차이가 매우 큽니다. 최근에도 차량 대기가 수십 분에서 2~3시간 이상으로 벌어지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따라서 이곳은 최소 1박 이상 여유 있게 잡는 것을 추천합니다.
또한 미국 렌터카로 멕시코 국경을 넘을 계획이라면 차량 업체의 국경 통과 허용 여부와 보험 조건을 반드시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취향별로 하나만 고른다면?
13곳을 전부 갈 필요는 없습니다.
내가 원하는 여행 스타일에 따라 고르면 훨씬 쉽습니다.
바다가 보고 싶다면
- 산타바바라
- 카탈리나 아일랜드
- 채널 아일랜드
사막 풍경이 보고 싶다면
- 조슈아 트리
- 팜스프링스
- 데저트 핫 스프링스
자연 속으로 들어가고 싶다면
- 세쿼이아 국립공원
- 빅베어 레이크
- 채널 아일랜드
와인과 음식이 중요하다면
- 산타이네즈 밸리
- 바예 데 과달루페
- 샌루이스오비스포
그냥 쉬고 싶다면
- 오하이
- 팜스프링스
- 데저트 핫 스프링스
화려하게 놀고 싶다면
- 라스베이거스
LA 여행 일정에 넣는다면 이렇게 추천
첫 미국 서부여행이라면 욕심내서 여러 곳을 넣기보다 LA에서 1~2곳 정도만 추가하는 것이 좋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다음 조합이 가장 여행하기 편합니다.
LA + 바다
- LA
- 산타바바라
- 카탈리나 아일랜드
LA + 사막
- LA
- 팜스프링스
- 조슈아 트리
LA + 캘리포니아 로드트립
- LA
- 산타바바라
- 솔뱅
- 산타이네즈 밸리
- 샌루이스오비스포
LA + 자연
- LA
- 세쿼이아 국립공원
LA + 도시여행
- LA
- 라스베이거스
마무리|LA 여행의 재미는 의외로 LA 밖에 있다
LA가 재미있는 이유 중 하나는 도시 자체도 볼거리가 많지만 조금만 이동하면 전혀 다른 세계가 시작된다는 점입니다.
아침에는 태평양을 보고,
다음 날에는 조슈아 트리 사막을 걷고,
겨울에는 빅베어에서 눈을 보고,
와인을 좋아한다면 산타이네즈 밸리까지 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LA 여행을 준비하고 있다면 일정을 전부 LA 시내로 채우기 전에 하루나 이틀 정도는 근교 여행을 위해 비워두는 것을 추천합니다.
생각보다 그 하루가 미국 서부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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