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여행을 준비하면 취리히와 인터라켄, 루체른, 체르마트부터 떠올리게 됩니다. 하지만 조금만 시선을 돌리면 관광객으로 붐비는 유명 도시와는 전혀 다른 풍경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집 전체가 벽화로 장식된 중세 마을, 자동차가 한 대도 다니지 않는 알프스 산촌, 포도밭과 고성이 어우러진 호숫가 마을까지 스위스의 진짜 매력은 작은 마을에서 더 선명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대부분 기차와 버스, 케이블카로 이동할 수 있어 렌터카 없이 여행하기에도 좋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스위스 기차여행 중 하루를 내어 방문하기 좋은 아름다운 소도시 5곳을 소개합니다.
스위스 소도시 5곳 한눈에 보기
- 슈타인 암 라인: 벽화가 그려진 중세 건축물과 라인강
- 김멜발트: 자동차가 없는 알프스 산촌과 하이킹
- 슈피츠: 툰호수와 고성, 포도밭이 어우러진 휴양지
- 쿠어: 스위스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와 산악열차
- 로맹모티에: 천 년 된 수도원과 고요한 중세 마을
다섯 마을은 서로 다른 지역에 흩어져 있습니다. 한 번에 모두 둘러보기보다는 취리히, 인터라켄, 제네바 등 여행 거점에 맞춰 한두 곳씩 추가하는 편이 효율적입니다.
1. 슈타인 암 라인|마을 전체가 야외 미술관

Stein am Rhein
스위스 북동부 라인강변에 자리한 슈타인 암 라인은 알록달록한 벽화와 목조 건물로 유명한 중세 마을입니다.
구시가지 중심인 라트하우스 광장에 들어서면 건물 외벽을 가득 채운 프레스코화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포도 수확과 연회, 역사 속 인물과 신화적인 장면이 세밀하게 그려져 있어 광장 전체가 하나의 야외 미술관처럼 느껴집니다.
놓치지 말아야 할 곳
- 벽화 건물이 모여 있는 라트하우스 광장
- 중세 수도원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장크트 게오르겐 수도원
- 라인강을 따라 이어지는 강변 산책로
- 구시가지를 내려다보는 호엔클링엔성
호엔클링엔성은 마을 위 언덕에 자리한 고성입니다. 구시가지에서 걸어서 약 30분 정도 올라가야 하지만 붉은 지붕과 라인강, 주변 포도밭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습니다.
여행 팁
취리히에서 기차로 약 1시간에서 1시간 20분 정도 걸려 당일치기로 다녀오기 좋습니다. 시간이 충분하다면 라인폭포가 있는 샤프하우젠과 함께 묶어도 좋습니다.
오후 늦게 방문하면 부드러운 햇빛을 받은 벽화의 색감이 더욱 선명해집니다. 해 질 무렵 강변을 천천히 산책하는 코스도 추천합니다.
2. 김멜발트|자동차 없는 알프스 산촌

Gimmelwald
라우터브루넨 계곡 절벽 위, 해발 약 1,367m에 자리한 김멜발트는 자동차가 다니지 않는 작은 산악 마을입니다.
인터라켄과 라우터브루넨의 유명 관광지보다 한적하며 목조 샬레와 목초지, 종을 달고 풀을 뜯는 소들이 어우러진 전형적인 스위스 알프스 풍경을 만날 수 있습니다.
김멜발트에는 화려한 상점이나 대형 호텔이 많지 않습니다. 대신 좁은 마을길을 걷고 나무 의자에 앉아 설산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특별한 시간이 됩니다.
김멜발트 가는 방법
- 인터라켄 오스트역에서 라우터브루넨까지 기차 이동
- 라우터브루넨에서 슈테헬베르크까지 버스 이동
- 슈테헬베르크에서 케이블카 탑승
- 케이블카로 약 5분 후 김멜발트 도착
김멜발트에서 해볼 것
- 마을 안에 있는 셀프 판매대에서 현지 치즈 구입하기
- 목조 샬레와 알프스 목초지 사이 산책하기
- 김멜발트에서 뮈렌까지 걷기
- 케이블카를 타고 쉴트호른 전망대 올라가기
김멜발트에서 뮈렌까지는 약 2.1km의 오르막길이 이어집니다. 걷는 시간은 약 35분에서 50분이며 라우터브루넨 계곡과 알프스 봉우리를 바라보며 걸을 수 있습니다.
2026년 여행 시 주의할 점
2026년에는 라우터브루넨과 그뤼치알프를 연결하는 케이블카가 공사로 일정 기간 운행을 중단합니다. 이 기간에도 슈테헬베르크를 거쳐 김멜발트로 가는 노선은 이용할 수 있지만, 출발 전 SBB Mobile과 융프라우 지역의 실시간 운행 정보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3. 슈피츠|고성과 포도밭이 있는 호숫가 마을

Spiez
베른 고원 지역의 툰호수 남쪽에 자리한 슈피츠는 호수와 성, 포도밭을 한 장면에서 볼 수 있는 마을입니다.
슈피츠역에 도착해 언덕 아래로 내려가면 짙은 푸른빛의 툰호수와 포도밭, 오래된 슈피츠성이 차례로 펼쳐집니다. 인터라켄보다 조용하면서도 교통이 편리해 여유로운 휴양지를 찾는 여행자에게 잘 어울립니다.
슈피츠의 대표 명소
- 툰호수를 내려다보는 슈피츠성
- 성 옆에 자리한 오래된 로마네스크 양식 교회
- 요트가 정박해 있는 슈피츠 항구
- 호수 주변 산책로와 포도밭
- 툰 또는 인터라켄으로 향하는 호수 유람선
슈피츠성은 중세 요새에서 귀족 저택으로 변화해 온 약 1,300년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습니다. 성의 높은 탑에 올라가면 툰호수와 포도밭, 베른 알프스가 시원하게 펼쳐집니다.
성 내부 박물관은 계절에 따라 운영 기간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여행 전 개관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기차보다 배로 도착해보세요
베른에서 슈피츠까지는 직행열차로 약 30분이 걸립니다. 하지만 시간이 허락한다면 툰이나 인터라켄에서 유람선을 타고 들어가는 방법을 추천합니다.
호수 위에서 슈피츠성과 포도밭이 서서히 가까워지는 풍경이 기차로 도착할 때와는 또 다른 감동을 줍니다.
4. 쿠어|스위스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

Chur
스위스 동부 그라우뷘덴주의 주도인 쿠어는 5,000년이 넘는 정착 역사를 간직한 곳으로, 스위스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로 알려져 있습니다.
규모는 작은 편이지만 구시가지에는 구불구불한 골목과 분수 광장, 중세 교회와 파스텔색 건물이 촘촘하게 이어집니다. 중심 구시가지는 차량 통행이 제한되어 천천히 걸어서 둘러보기 좋습니다.
쿠어에서 가볼 만한 곳
- 카페와 건축물이 어우러진 아르카스 광장
- 후기 고딕 양식의 성 마르틴 교회
- 구시가지 언덕 위의 성모 승천 대성당
- 현지 농산물과 치즈를 만나는 주말 시장
- 그라우뷘덴 지역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전통 레스토랑
쿠어는 오래된 도시인 동시에 스위스 산악열차 여행의 중요한 출발지입니다. 아로사로 향하는 산악열차와 베르니나 익스프레스, 빙하특급을 이용하기 좋은 교통 거점이기도 합니다.
빙하특급을 이용한다면
빙하특급은 체르마트와 생모리츠를 약 8시간에 걸쳐 연결하는 파노라마 열차입니다. 쿠어에서 일부 구간만 탑승하는 일정도 계획할 수 있습니다.
스위스 트래블 패스나 유레일패스로 승차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도 별도의 좌석 예약은 필수입니다. 2026년에는 10월 11일부터 12월 4일까지 운행하지 않을 예정이므로 가을과 초겨울 여행자는 일정을 미리 확인해야 합니다.
취리히에서 쿠어까지는 직행열차로 약 1시간 15분에서 1시간 30분 정도 걸립니다.
5. 로맹모티에|시간이 멈춘 듯한 수도원 마을

Romainmôtier
스위스 서부 보주주의 노종 계곡에 자리한 로맹모티에는 숲과 낮은 언덕에 둘러싸인 작은 중세 마을입니다.
마을 중심에는 스위스에서 가장 오래된 로마네스크 양식 건축물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로맹모티에 수도원 교회가 자리합니다.
현재의 교회는 주로 990년부터 1028년 사이에 지어졌으며, 초기 수도원의 역사는 5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두꺼운 석조 벽과 어두운 내부, 고요한 회랑에서는 화려한 관광지와 다른 깊은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로맹모티에에서 즐기는 여행
- 천 년 역사의 수도원 교회 관람
- 돌담과 중세 건물이 남아 있는 마을길 산책
- 프리외르 저택 주변에서 현지 요리 맛보기
- 노종 계곡과 다르 폭포 방향으로 하이킹
- 쥐라산맥 전망대와 발로브 동굴 함께 둘러보기
로맹모티에는 마을 자체가 크지 않아 한두 시간이면 중심부를 둘러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주변 자연까지 함께 즐기려면 반나절 이상을 잡는 것이 좋습니다.
제네바나 로잔에서 기차와 버스를 환승해 갈 수 있으며, 제네바에서는 약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정도를 예상해야 합니다.
여행 취향별 추천 마을
사진 찍기 좋은 마을을 찾는다면
- 슈타인 암 라인
- 슈피츠
화려한 벽화와 중세 건축물을 찍고 싶다면 슈타인 암 라인, 호수와 성을 함께 담고 싶다면 슈피츠가 좋습니다.
조용한 알프스 마을을 원한다면
- 김멜발트
유명 관광지의 혼잡함을 피해 스위스 산촌의 일상을 가까이에서 느끼고 싶은 여행자에게 가장 잘 어울립니다.
역사와 건축에 관심이 많다면
- 쿠어
- 로맹모티에
쿠어에서는 도시의 오랜 역사를, 로맹모티에에서는 천 년 수도원의 고요한 분위기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스위스 기차여행을 계획한다면
- 쿠어
- 슈피츠
쿠어는 빙하특급과 베르니나 노선의 거점이며, 슈피츠는 베른과 인터라켄, 브리크를 연결하는 철도와 유람선 교통의 중심입니다.
일정에 넣기 좋은 지역별 코스
취리히를 중심으로 여행할 때
- 취리히 → 슈타인 암 라인 → 라인폭포
- 취리히 → 쿠어 → 아로사 또는 생모리츠
인터라켄을 중심으로 여행할 때
- 인터라켄 → 라우터브루넨 → 김멜발트 → 뮈렌
- 인터라켄 → 툰호수 유람선 → 슈피츠
제네바와 로잔을 여행할 때
- 로잔 → 로맹모티에 → 발로브
- 제네바 → 로맹모티에 당일치기
스위스 소도시 여행 전 알아둘 점
- 열차와 버스 시간은 SBB Mobile에서 통합 검색할 수 있습니다.
- 호수 유람선과 성, 박물관은 계절에 따라 운행·개관 일정이 달라집니다.
- 산악 지역은 여름에도 기온이 빠르게 내려갈 수 있어 얇은 겉옷이 필요합니다.
- 작은 마을의 셀프 치즈 판매대는 카드가 되지 않을 수 있으므로 소액 현금을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 스위스 트래블 패스가 있어도 일부 케이블카와 산악열차는 추가 요금이나 좌석 예약이 필요합니다.
- 하이킹 전에는 날씨와 케이블카 운행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마무리
스위스 소도시 여행의 매력은 유명 관광지를 빠르게 둘러보는 데 있지 않습니다.
강변 카페에 앉아 벽화를 바라보고, 종소리가 들리는 알프스 목초지를 걷고, 호숫가 고성 아래에서 천천히 시간을 보내는 과정 자체가 여행이 됩니다.
화려한 풍경을 원한다면 슈피츠와 김멜발트, 중세 유럽의 분위기를 좋아한다면 슈타인 암 라인과 로맹모티에, 산악열차 여행까지 이어가고 싶다면 쿠어를 선택해 보세요.
스위스 여행 일정에 작은 마을 하나만 더해도 여행의 분위기는 훨씬 깊고 특별해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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